블라디보스톡 여행기: 2019년 추억 속으로
2019년의 어느 가을, 저는 블라디보스톡으로 떠났습니다. 그때 저는 29살, 설렘과 기대를 안고 떠난 여행이었죠. 시간이 지나 30대가 된 지금, 다시 그 여행을 떠올려 봅니다. 러시아의 작은 유럽이라 불리는 그곳에서 마주했던 풍경, 향기, 그리고 따뜻했던 순간들. 2019년의 블라디보스톡에서 보낸 시간은 여전히 제 마음속에 선명합니다.
첫인상, 이곳은 유럽인가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공기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었고, 하늘은 맑고 푸르렀죠.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길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어딘가 낯설지만 신기한 느낌이었어요. 러시아 가장 동쪽임에도 불구하고 유럽풍 건축물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이곳이 한국에서 2시간 거리로 가까운 동네가 맞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도심에 들어서니 그 느낌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특히 ‘독수리 전망대’에 올랐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해요. 푸니쿨라(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블라디보스톡 시내와 금각만이 한눈에 펼쳐지는데,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바다가 너무나 아름다웠어요. 그곳에서 저는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보며 ‘이 순간을 꼭 기억해야지’라고 다짐했었죠.
작은 카페에서 마주한 따뜻한 순간
블라디보스톡은 생각보다 카페가 많았어요. 저는 여행 중 카페를 들르는 걸 좋아하는데, 그때 방문했던 한 작은 카페가 유난히 기억에 남아요. 창가 자리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순간, 정말 여행을 온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 카페에서는 러시아 전통 디저트 ‘나폴레옹 케이크’를 주문했는데, 바삭한 페이스트리 사이로 부드러운 크림이 가득 차 있어서 입안에서 사르르 녹았어요. 카페의 분위기, 은은한 음악, 그리고 따뜻한 커피 한 잔.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어요. 지금도 문득 그때가 그리울 때면 비슷한 분위기의 카페를 찾아 나서곤 한답니다.
루스키섬 하이킹, 그리고 뜻밖의 만남
블라디보스톡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루스키섬 하이킹이었어요. 루스키섬은 블라디보스톡 시내에서 다리를 건너면 닿을 수 있는 곳으로,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아름다운 섬이에요. 저는 그날 편한 운동화를 신고, 가을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하이킹을 즐기고 있었어요.
한참을 걷다 보니 작은 숲길이 나왔고, 문득 인기척이 느껴졌어요.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야생 여우 가족이 있었어요. 엄마 여우 한 마리와 아기 여우 두 마리가 살짝 낯설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었죠. 순간적으로 숨을 죽이고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았어요.
엄마 여우는 한참 저를 관찰하더니 천천히 방향을 틀어 숲속으로 사라졌고, 아기 여우들은 엄마를 따라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어요. 너무나도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이 저에게는 마치 한 편의 동화 같았어요. 자연 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야생 동물과의 교감은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길 위에서 마주친 소소한 행복
블라디보스톡의 거리는 걷기 참 좋았어요. 그때는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걸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작은 기념품 가게를 발견했죠. 가게 주인은 아주 친절했고, 저는 거기서 마트료시카 인형을 하나 샀어요. 그 인형을 볼 때마다 그날의 따뜻했던 분위기가 떠올라요.
또 기억나는 건, 어느 지하도에서 만난 거리 음악가였어요. 일렉 바이올린 연주였는데 그 감성이 너무 좋아서 한참을 서서 듣고 있었죠. 그때의 공기, 그 곳의 조용한 분위기, 그리고 낯선 멜로디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마음을 울렸어요. 아마도 그런 순간들이 쌓여 여행이 더 특별해지는 게 아닐까 싶어요.
로컬 향수 매장에서 만난 블라디보스톡의 향기
여행을 하면서 저는 향수 매장을 꼭 들르는 편이에요. 그 도시만의 특별한 향을 기억하고 싶어서죠. 블라디보스톡에서도 로컬 향수 브랜드를 찾아 몇 군데 방문했어요. 그중 한 매장은 아늑한 인테리어에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으로 만든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저는 그곳에서 ‘바다와 숲의 향’을 담은 향수를 시향해 보았어요. 블라디보스톡의 푸른 바다와 루스키섬의 울창한 숲을 연상시키는 향이었어요. 향을 맡는 순간, 독수리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반짝이는 금각만과 루스키섬에서 불어오던 바람이 떠올랐어요.
그날 저는 그 향수를 하나 샀어요. 그리고 가끔 힘들거나 지칠 때면 그 향수를 뿌리며 블라디보스톡의 기억을 떠올려요. 향이라는 건 참 신기한 것 같아요. 단순한 냄새가 아니라, 그때의 감정과 기억을 오롯이 품고 있으니까요.
2019년 블라디보스톡 여행은 그렇게 저에게 많은 것을 남겼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설렘을 느끼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행복을 마주했던 그 시간들. 이제는 3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여행을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음식도 입에 잘 맞았어요. 너무 짜긴 했지만요. 언젠가 다시 그곳을 방문할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그리운 기억 속을 여행해 봅니다.
Осенью 2019 года я отправилась в путешествие во Владивосток. В то время мне было 29 лет, и этот город стал для меня настоящим открытием. Когда я впервые увидела его улицы, я не могла поверить, что нахожусь в России – архитектура и атмосфера напоминали европейский город. Особенно запомнился вид с Орлиной сопки, откуда открывался потрясающий панорамный пейзаж на залив Золотой Рог.
Во время поездки я побывала на острове Русский и решила отправиться в небольшой поход. Прогуливаясь по лесным тропам, я неожиданно заметила семью диких лис. Мать-лиса внимательно смотрела на меня, а два маленьких лисят осторожно выглядывали из-за кустов. Этот момент был по-настоящему волшебным, и я замерла, стараясь запомнить каждую деталь. Через несколько секунд лисы скрылись в глубине леса, но их образ остался в моей памяти навсегда.
Кроме природы, меня также заинтересовали местные магазины парфюмерии. Я люблю привозить ароматы из разных мест, чтобы сохранять воспоминания о поездках. В одном уютном магазине я нашла духи с запахом моря и хвойного леса – они идеально передавали атмосферу Владивостока. Каждый раз, когда я использую этот аромат, перед глазами встают улицы города, осенний ветер с залива и ощущение свободы.
Теперь, когда мне уже за 30, я часто мысленно возвращаюсь в это путешествие. Владивосток оставил в моем сердце теплые воспоминания о прогулках, неожиданных встречах и особой атмосфере. Это был один из тех редких моментов в жизни, когда ты чувствуешь, что полностью присутствуешь в настоящем.